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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liylife/회상

어떻게 저런데서 4년간 유학했을까(ft. 에어컨도 없던 대학교)

by 고양이커플 2020. 5. 25.

어떻게 저런데서 4년간 유학했을까(ft. 에어컨도 없던 대학교)

 

학교 도서관

 

유학이라면 좋은 학교에서 최고의 환경에서만 공부하는 줄로 생각한다. 

 

우리 대학교는 거의 산꼭대기에 있었다. 주변에는 못 사는 사람들이 많았고 외딴지 같은 곳이었다. 어느 정도냐하면 남자든 여자든 저녁이나 밤에는 혼자 다니기 무서운 그런 곳이다. 거기다.. 내가 다니던 대학교는 돈 많은 학교도 아니었다. 한국처럼 시원한 에어컨은 없었지만 선풍기 하나만으로도 만족하며 공부하던 곳이다. 

 

학교 기숙사

 

 

현지 기숙사는 정말 열악했다.

 

화장실 문은 없었다. 그렇게 더운 나라였지만 학교뿐만 아니라 기숙사도 에어컨이 없었다. 침대는 있었지만 침대 매트릭스가 없었다. 하도 덥다 보니 그냥 나무 뼈대로된 침대에 자는게 훨씬 나았다. 그만큼 열악했던 곳이다. 다행히 나는 최소한 아는 분의 댁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집이나 방에는 에어컨이 있었던 건 아니다. 아예 없었다. 유학 4년동안 선풍기 하나로 버텼다. 

 

단! 에어컨이 있는 곳은 있었다. 어학당이었다. 수업을 마치고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에서는 늘 에어컨이 켜져있었다. 항상 수업을 마치면 거기에 가서 다음 정규수업전까지 앉아서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학교 친구들

 

나는 독고다이처럼 살았다.

 

한국 사람들과도 어울리지 않았고 영어를 배우고 학교 공부를 한답시고 현지 친구들과도 거의 어울리지 않았다. 졸업하고 나니 4년간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미안함이 커진다. 그때는 내 생각이 옳은줄 알고 그랬다. 덕분에 4년만에 졸업을 하고 영어를 잘 배우고 졸업을 하였지만 내겐 남는 친구는 그닥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지금도 같은 동기라도 나를 친절하게 대해주는 그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이러한 후회 때문에 졸업후 한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게 되었을 때 새로운 친구들과 공부도 같이 하고 만나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여행도 하며 후회없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유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학교 친구들말고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을 때다. 학기마다 2~3주 정도 짧은 가을겸 겨울방학이 있다. 유학한다고 영어를 유창하게 해서 가는 학생들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었다. 굉장히 힘들었고 열심히 하지 않으면 노력한만큼 빛을 볼 수 없었다. 나에게 1년 한번 가을겸 겨울의 방학에 가는 여행은 마치 일년에 한번 휴가를 받는 것과 비슷했다. 그때마다 비행기 티켓을 싸게 얻어서 베낭메고 전자사전 하나 들고 갔다. 비록 짧은 일주일, 아니면 10일씩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면서 여행을 할 때에 만났던 여러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걔중에 지금도 연락하고 지내는 친구도 몇 손가락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좋다. 고맙고 감사하다. 부족하고 더듬거리는 영어로 말하는 나와 이야기해주고 친하게 대해준거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와서 고백하지만 유학 쉬운거 아니다. 미국을 가든, 영국을 가든, 호주, 뉴질랜드를 가든 아니면 동남아쪽으로 유학을 가든 쉬운건 없다. 수업을 못 따라가고 못 버티면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그런 과정을 버틴 나 자신에게도 잘 했다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20대, 제대하고 온 유학생활. 영어의 영자로 모르는 때에 공부를 하고 언어를 배웠으니 대견하다. 물론 가장 고마운 건, 늦깎이 유학생 4년간 돈을 대주며 아들 하나 믿고 유학시켜준 부모님께 두손두발 엎드려 가장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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