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Daliylife/썸타

마음 졸여 기다렸던 시간(ft. 너와 친해지고 싶어)

by 고양이커플 2020. 5. 27.

마음 졸여 기다렸던 시간(ft. 너와 친해지고 싶어)

 

 

보고싶다

 

그녀를 처음보게 된 날부터 내 머릿속엔 온통 그녀에 대한 관심이었다.

 

더운날씨가 한참이었지만 그것은 문제되지 않았다. 학교 가는날이 즐거웠다. 그녀는 어려운 환경인 기숙사에서도 잘 지냈다. 나보다 더 대단했다. 그렇게 학교 수업을 듣고 공부하던 중 고민이 되었다. 어떻게 해야 그녀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정말 고민되었다. 한국 사람도 아니고 외국 사람이었고 서로가 잘 몰랐기 때문에 무턱대고 만나자고 이야기하기도 그랬다. 

 

학교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중에 한국분들이 계셨다. 몇번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같이 밥도 먹었다. 그 때 한 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 생각을 했을까 놀라울 따름이었다. 

 

바로 해외에서 유학 온 외국인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초대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거기에 그녀도 포함이 되어있었다. 마트에 가서 채소도 많이 사고 망고도 한 가득사고 고기도 종류별로 20kg 정도 사서 집에서 숯불에 구웠다. 그러면서 서로 이야기도 하고 다같이 앉아서 영화도 보았다. 그렇게 하면서 유학생들끼리 리 조금이나마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P.S. 훗날 여자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 때문에 해외 유학생들 친구 초대해서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 사나이 촌놈이 그녀에게 단독직입적으로 만나자고 말하기 참 부끄러워 해서 그렇게라도 같이 밥먹고 이야기도 해보고 싶었다. 그때 감사했던 게 홈스테이하는 집에서도 흔쾌히 친구들 데려오는 것을 허락해주고 도와주셨다. 거기다 걱정도 하셨다. 이제 새내기 대학교 1학년 유학생인데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할까바 조바심이 나시기도 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걱정마시라. 누군가에게 마음이 빼앗겨도 학업에 대한 열정은 늘 붙어있다.

 

나는 한국에서 공부를 굉장히 못했다. 중고등학교 성적표를 보면 어떻게 이런 놈이 유학을 가지라고 다들 의문을 가진다. 사람은 때가 늦었다는 것을 알고 뭔가를 하고자 할 때는 집중한다. 다행히 제대후 정신차린뒤 유학 온 것이었으니 그에 대해선 나조차도 걱정하지 않았다. 


피아노연습

 

한 날은 점심을 먹고 강단에 앉아서 쉬려고 들어갔다.

 

그때 그녀가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다. 굉장히 집중해서 연습을 하고 있기에 한 시간 가량 피아노 연습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본인이 연습을 다 끝낸후 수업이 곧 시작되어 정리하고 들어가려는 순간 내가 거기 있었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곤 했다.

 

그녀는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학년상으로는 나보다 한해 선배였다. 1학년 때는 수업이 거의 마주칠 날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매일 수업을 들으러 갈 때 내 눈은 그녀가 어디 있는지 이리저리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게 누군가에게 마음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던 어느날, 도저히 그녀 앞에서는 말로는 못 할 것 같아. 마음이 담긴 편지를 그녀에게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날 서점에 가서 편지지도 샀다. 없는 실력 끌어모아 영어로 쓰는데 얼마나 힘들던지. 지금 되돌아보면 누군가가 내게 조언을 해준적도 없고 어떻게 여자친구를 만나고 사귀는지를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일이 진행되고 있는게 신기했다. 며칠뒤 점심시간 강단에 갔다. 그녀는 매일 그 시간에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다. 피아노 연습을 마칠무렵, 음료수 한잔을 사서 마음이 담긴 편지를 전달해주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