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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aliylife/썸타

외국인과 사랑을 어떻게 해야 시작할 수 있을까?(ft. 아날로그의 힘을 빌리어)

by 고양이커플 2020. 6. 17.

외국인과 사랑을 어떻게 해야 시작할 수 있을까?(ft. 아날로그의 힘을 빌리어)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 교육을 받고 학교를 다니며 살아왔던 내게

사회란 생각만큼 다양하지 않았다.

 

 

고정된 시각과 관념, 남들과 차별화되거나 개성된 것이 아닌 일률적이며 나와 있는 길을 걸어야 했던 곳으로만 기억한다. 하지만 고작 비행기로 4시간 조금 걸리는 필리핀에서 대학을 다닐적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비행기로 4시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데 이렇게 다양한 생각이 있고 시각이 있고 개념이 있고 절대로 느껴보지 못한 그런 감정과 문화들뿐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그럴 것이다. 자신이 앉아있고 공부하고 있는 곳이 한국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은 더 이상 나의 문화만을 옹호할 수 없고 내가 살았던 사회의 룰만을 고집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사실 학교 친구들 만나는 것도 그랬다. 처음에는 의심만 갔다. 말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친하게 대해준다한들 믿지 않았다. 이 사람의 본래의 마음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도 믿을까말까인데 외국은 어연히 그럴까했다.

 

 

 

유학하며 생전 처음보는 같은 다니는 외국인 여학생에게 반해서 어떻게 해야 나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요즘 10대들은 문자나 전화로 고백이라도 하지만 난 그럴 생각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진심이 우러나오지 않을 쉬운 고백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편지를 택했다. 편지는 나와 인연이 깊다. 나는 20살 때도 친구들에게 나의 생일에는 선물 필요없고 손편지 하나 써서 달라고 했다. 그만큼 손편지를 좋아한다.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심히 고심이 되었다. 그 여학생에게 한국말로 편지를 쓰는 것도 아니고 영어라니(?) 한국말로 써도 마음이 전달될까말까인데 말이다. 

 

편지에는 언제 어디서 너를 보았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장문(?)의 내용을 적었다. 그리고 그녀가 매일 나타나던 그 시간에 편지를 주었던 것이다. 사실, 아날로그 형식이지만 편지의 힘을 안다. 아마 편지의 힘이 아니라 종이에 적힌 언어나 문자의 힘이라고 해야할까? 사람의 감정이 쏙 묻어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영상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도 책은 여전히 존재하며 글로 남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그 후, 나와 이 여자친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설마 재미없게 사랑이 이루어졌다. 커플이 되었다는 뻔한 이야기가 나오면 굳이 이 이야기를 할 필요없을 거 같다. 며칠이나 몇주뒤 이 글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면 그 때에 다음 썰이 나올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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